본문 바로가기
일상.정보.소통

누가 제 일터에서 힘든 일 얘기를 들어주겠어요?

by Yeongy 2024. 1. 15.
728x90

여기에 훌훌 털고 또 낼 출근 해보렵니다~

 

1/2 입사 H

1/8 입사 L

1/10 입사 P

 

급한 마음에 신입사원 3명을 정말 생 초짜를 뽑았는데(경력직은 연봉이 안맞아서 못뽑는거지 안뽑는게 아니라)

심지어 셋 다 제가 면접 보고 오케이 한건데.

셋 다 마음에 안들어서 미쳐버리겠고

참고 참았는데 오늘 빵 터져버려서

3년 만에 진심으로 "저 내일 출근안합니다" 하고싶었던 날 입니다.

출근도 싫고 퇴근도 싫어요. 같은 버스를 타는게 싫어서.

점장님이랑 얘기(거의 일방적 하소연)좀 하다가 늦게 나와서 부랴부랴 운동복 갈아입고 제가 좋아하는 운동하러 갔었는데

머릿속에 계속 맴도는 오늘 H와의 대화. 자존심이 좀 상했습니다. 솔직히. 제가 화내면 주눅들어서 질문을 못하겠다네요. ㅆㅂ?

 

H는 저보다 9살 어린데 그쪽은 제 나이 모르겠지만 아무튼. 처음부터 멍한 눈빛에 잠을 잘 못자서 그렇다는 둥 제 기준 용납 안 되는 핑계를 늘어놓다가도 다른 직원들하고는 하하호호 하는게 딱히 제가 뭘 알려줄 때 집중 못하는 걸로만 보였는데. 일주일만에 다른 새로운 직원이 두명이나 들어왔으니 본인도 갑자기 초조해졌겠죠. 칼질 잘하고싶다그래서 일부러 칼질도 좀 시키고 제대로 알려주려고 여러번 보게 하고 교정해주고 저는 돈주고 배우고 욕먹으면서 배운 스킬을 나름 요령것 가르쳐 주려고 했건만, 정작 본인은 아직도 냉장고에 뭐가 어디 있는지도 모르는건 저로서 용납이 안 되는 부분222.

글쓰다 보니 더 빡이 치는데.

아무튼 쉬는시간 가지라고 했을 때 배 안고파요, 속이 안좋아요 하면서 마냥 시간 흘러보내고 있다가 뒤늦게 제가 다른 직원한테 뭣 좀 알려주려고 그러면 아 나도 배우고싶다 잊ㄹ을 하는거에요. 다시 생각해보니 그냥 징징대는거 아닙니까? 그래도 제가 또 한번 더 배려해서 제가 해서 빨리 치우고 끝내려던 "오이, 마늘, 허브 다져서 요거트와 섞기"를 시켰는데, 심지어 오늘 두번째로 만드는건데 아직도 요거트랑 사워크림 구분 못 해서 헤매고, 오이 자르는 방법도 방금 다시 알려주고 뒤돌아서면 까먹고 아맞다 ㅇㅈㄹ을 하고있는데,, 제가 뭘 어딜 이쁘게 봐줘야 하는 부분일까요?? 그 소스 다 만들어서 자 이제 본인이 맛있게 만들었는지, 저번에 제가 만든거랑 같은 맛인지 한번 드셔보세요! 했더니 속이 울렁거려서 먹으면 토할거같답니다. 여자로써 생리통은 인정, 지구인으로써 코로나는 인정이지만 그저 일욕심에 대한 스트레스 때문에 속이 울렁거리고 머리가 아프다는거는 정말 ㄱㅈ랄인거 같습니다. 요리하겠다는 ㄴ이 맛을 안 봐?못 봐?

 

P는 그야말로 생 초짜, 손가락도 아직 여물지 않은 02년생인데 요리에 관심이 있다고 찾아왔고, 무거운거 힘든거 있으면 맡겨달라는 말에 뽑았습니다. 우리 매장에 제가 못 드는 무거운 물건이나 제가 못하는 일은 없지만 큰 힘(진짜 힘)이 될 것 같아서. 근데 정말 가르칠게 많더군요. 첫날은 심지어 몸에서 냄새가 좀 나서 잘 씻고다니라는 잔소리도 했습니다. 순간 머리가 띵 했지만 처음에는 H가 어른스럽게 P를 챙기는 모습을 보고 가능성이 있겠구나 생각했습니다. (저의 진짜 큰 실수 였습니다. 쥐뿔도 없는 H가 주제도 모르고 기어오르는 계기가 된 듯.)

P는 말 그대로 지능이 좀 떨어지는 것 같은데 보고있자니 또 안쓰러워서 잘 가르쳐봐야겠다고 다짐했거든요. 덩치도 크고 눈치도 부족한거같은데 일단 착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또 착각이면 저야말로 머리밀고 절에..아니그냥 머리를 박아야될 것 같은데...)

오늘 일하다가 뭔가 빈정이 상했는지 H가 몸이 안좋다고 했으니 그럼 제가 또 배려하는 마음으로 마감청소 때 그릴청소와 설거지 중 본인이 하기 편한거 하라고 했더니 정말 아무 눈치도 안보고 자기 편한대로 골라도 되냐고 되묻는겁니다. 이미 그럴 줄 알고 제가 생각하기에 쉬운 설거지 하도록 유도한건데 ㅅㅂ거기서 무슨 눈치를 보고안보고 잊ㄹ을 또 하는건지?정말 병맛. 그니까 지가 생각하기엔 P는 아직 그릴청소 할 줄 모르니까 본인이 또 해야될거 같은데 아졸ㄹ하기싫다 생각하다가 그런 식으로 말이 튀어나온거겠죠? 

저도 이쯤에서는 될대로 되라 싶어서 쉬라고 할때 쉬지 왜 안쉬고 힘들다그러냐, 내가 다 할테니까 니 쪼대로 해라(실제로 한 말은 아니고) 쨋든 정확히는 기억 안나지만 다른 직원들(foh)앞에서 또 참지 못하고 큰소리를 내버렸습니다.

꼴도 보기 싫어서 이쯤했으면 됐으니 칼퇴나 하시라 하고 저 혼자 잔업 정리를 하는데도 ㅅㅂ 의자에 ㅊ앉아있길래 왜 안가냐니까 버스언제오는지 시간 보고있다는겁니다. 와우,, 저 아마 그 대사에 한번 더 충격 받았던 것 같네요. 쉬랄때 쉬고 가랄 때좀 가지 ㅅㅂ말ㅈㄴ안듣네.

이성을 좀 잃을 뻔.

오늘 운동 예약해놔서 집에 빨리 갔다와야되는데 시간 늦어지는데도 점장님 붙잡고 한참을 얘기하다 온겁니다. 몇 번의 고비가 있었는데(울컥) 겨우 참았고. 그동안 같이 일했던 foh직원들은 제가 입은 거칠어도 마음은 여리다는걸 알아서 그런지, 실제로 저 신입들이 개노답인게 객관적으로도 보이는건지, 동정의 눈빛으로....위로를 해주니까....또 울컥. 나이 ㅊ먹고...일터에서 우는거 진짜 싸구려코미디같아서 싫은데.

 

네, 제가 꼰대라 인사도 제대로 안하고 제 말에 집중 안하고 집에가서 공부 안해오는 신입직원이 너무 마음에 안들어요. 제가 잘못 봤어요. 그리고 당돌한 그 태도에 제가 그만두고 싶은 마음이 들었어요. 제가 졌어요?아? 인정하고싶지 않아요. 저도 낯선 사람들한테 무언갈 가르치는게 힘든거죠. 저도 누군가한테 털어놓고 위로받고싶어요. 저를 이해해줄 사람이 없는거같아요. 점장님? 고마워요.. 그치만 I want more than that!

 

여기에라도 털어놓으면 마음이 좀 진정되고 내일 다시 웃으면서 출근할 수 있을거라고 생각했는데 마음이 점점 무거워지고있어요. 예상밖이네요. 아무튼 내일 진정하고 휴가얘기를 잘 꺼낼 수 있기를.

 

728x90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