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16호주워홀

^^2017 호주워홀 9. 세컨잡은 시크릿하게~^^

by Yeongy 2021. 7. 18.
728x90

여기는 제가 두달 정도 풀타임으로 일했던 시크릿**이라는 사우스퍼스 근교의 브런치레스토랑이에요. 캐시잡이었지만 업무강도가 높아서 시급을 좀 높게 받았고, 주5일 8시간씩 일하면 매주 일요일에 집에갈 때 주급을 캐시로 쥐어주던...^^ 아시안계 2대가 함께 운영하는 식당이었어요 ㅎㅎ 처음에 면접갔을 때도 친절하게 아이스커피 한잔 내어주며, 업무조건이 나쁘지 않았고요~ 아침7시까지 출근해야되는데 교통편이 좋지 않았지만, 출근할때는 우버를 타고, 퇴근할 때는 버스시간에 맞춰서 뛰어가서 버스를 타고다니곤 했죠 ㅎㅎㅎ 퍼스외곽은 버스가 꽤 시간에 잘 맞춰서 다니는 편이어서, 배차간격은 크지만~ 앞차를 탈 수 있으면 뛰고, 못탈것 같으면 마트에 들러서 망고하나, 브로콜리하나 사면서 과자구경도 하고~ 다음버스를 타고 집에 오곤 했어요^^

가게이름에 걸맞게 비밀의 화원을 가지고 있는 작지않은 가게였어요~^^ 입구는 작지만 뒤로 돌아 들어가면 넓은 화원처럼 꾸며져있고, 연못도 있었고요~^^테이블마다 매일매일 싱싱한 꽃이 꽂혔고요~^^ 출근하면 한시간정도 프렙을 하면서 베트남식 아침식사나 간식을 나눠먹고, 눈코 뜰 새 없이 바쁘게 막 일하다보면 어느새 퇴근시간이 되고 그런 가게였답니다^^ 

근처에 규모가 꽤 큰 양로원이 있다고 들었어요~^^ 그래서인지 나이 지긋~하신 단체손님도 많았구요~^^ 저한테 Darling, Love라는 애칭으로 불러주는 단골손님도 금방금방 친해질 수 있었답니다~^^

메뉴는 기본적이면서도 다양하고, 푸짐했어요~^^ 버섯, 감자, 소세지, 베이컨, 토마토, 달걀 등등 그치만 기본 구조가 있기때문에 규칙을 외우면 어렵지 않았어요~^^ 아마 저는 이 가게에서 짧게 일하면서도 호주식 브레끼에 대해 많은 이해를 할 수 있던것 같아요^^ 제가 제일 좋아했던 메뉴는 주먹만한 포토벨로버섯에 페타치즈, 볶은 쥬키니, 토마토, capcicum(호주에서는 피망, 파프리카를 캡시쿰이라고 했어요)을 채워서 모짜렐라치즈를 듬뿍 올려 오븐에 구워낸 stuffed mushroom이라는 요리에요^^ 사진이 없어서 아쉽네요~ 그치만 상상할 수 있는, 아는 맛이에요~^^ 포토벨로버섯은 양송이같지만 향이 약하고 갈색에 큰~(정말 주먹만 해요)버섯이에요~^^ 그리고 크로켓, 베이크드치킨(이케아에서 사먹을 수 있는 그 베이크드치킨 맞아요^^)등등 투박하지만 정성스럽게 만든 메뉴들이 정말 많았어요~^^ 사실 그렇게 어렵게 만들지도 않는데~ 좋은 재료로 매일아침 만들어서 그날 판매하니까 손님이 꾸준하게 많았던게 아닐까 인기비결을 분석해 봅니다~^^

담아내는 모습도 정말 투박하지요^^ 그치만 또 재밌는 점이, 메뉴판에 없는 나만의 메뉴를 만들어서 주문해도 받아주었어요~ 그렇게 바쁜 매장인데도 말이죠^^ 그중 제일 기억에 남는게, 제임스롤 이라는게 있었어요~^^ 제임스라는 남자가 매일 오후 12~1시에 주문하는 작은 샌드위치였어요~ 바게트에 아보카도 반개를 으깨서 바르고(mash and spread)베이컨은 바삭하게(super crispy bacon), 소스 없이요~돌돌 말아서 종이에 싸서 바로 포장해서 드렸던 기억이 나네요~ 주방이 홀하고 구분되어있어서 (꽤 큰 매장이다보니 커피, 쥬스, 그릴이 다 다른공간에 있었어요^^;;)한번도 제임스를 볼 일은 없었는데요~ 우연히 제 쉬는시간과 겹쳐서 제임스롤을 받아가는 제임스의 뒷모습을 딱 볼 수 있었죠^^ 저희 가게 손님이 대부분 할아버지할머니들이다보니 저는 당연히 제임스'할아버지'일거라고 생각했는데 웬걸~등근육이 헐크같은 젊고 잘생긴 제임스가 손바닥만한 제임스롤을 들고 가는거에요~푸하하하

저희 가게 옆에 생긴지 얼마 안된 gym에서 일하는 직원이라고 하더라구요~ 주방에 남자직원들이 한명은 외소하고, 한명은 뚱뚱했는데, 제임스가 올때마다 그들에게 우리체육관에 와서 같이 운동하자고 영업했었다고해요~ㅋㅋ

제가 또 처음봤던 메뉴를 찍어둔 사진이 있네요^^;; 완성된 모습은 아니지만, 스페니쉬오믈렛이라고, 이탈리안소세지, 감자, 고트치즈를 넣고 달걀물을 스크램블하다가 살라만더(열선이 윗면에 있는 굽기 기계에요^^)에 넣고 윗면을 노릇하게 익히는 오믈렛이었어요. 루꼴라를 살짝 곁들여서 먹으면 이것도 정말 고소하고요, 고단백 영양식이나 다름없지요~^^

깔라마리라고 작은 오징어를 손질해서 그릴에 구운 요리와 가자미 한마리를 통째로 구운 요리도 있었는데요~^^ 꽤 인기메뉴였지만 하루 정해진 양만 파는 한정판매였어요~ 브레끼타임이 지나가면 파는 점심메뉴였지요^^ 짧은기간이었지만 시스템이 잘 되어있고 바쁜매장이어서 그릴에 익숙해지는 경험이 되었어요^^ 두달 정도 호텔과 병행하다가 호텔에서 다시 풀타임 줄테니까 돌아오라그래서 정리하고 나왔지만요^^;; 미안한데 저 다시 한국으로 돌아가서 다음주부터 일 못나와요~ 하고 나와버렸네요 ㅎㅎ 보통 2주 노티스라고, 그만두기 2주 전에는 알려드리는게 매너지만 ㅜㅜ 급하게 어쩔 수 없이.. 미안해요 앤..한국가는거 거짓말이었어요 ㅠㅠ

로드트립 중에 친구가 보내준 사진이에요^^ 서호주에서 더 서쪽으로~ 샤크베이 가는 오프로드~^^

호텔에서 일이 없는 동안 오지친구들은 로드트립을 떠나기도 했어요~ 저도 같이갔으면 좋겠다고했지만 저는 어떻게 구한 세컨잡인데 그만둘수 없다며 일만 했네요 ㅎㅎ바보.. 그 때 시크릿**에서 일한 경험도 좋았지만 ~ 로드트립기회를 놓친것도 너무너무 아쉬워요~^^;;

그 후에 어떤 날, 시티에서 친구들과 아이스크림을 먹으려고 차이나타운에 갔다가 제가 친구들한테 "나 여기있는거 전 직장 보스한테 걸리면 큰일나, 나 한국간다고 하고 일 그만뒀거든^^;;"이라고 고백하고, 그럼 그 가게 문닫는시간 전에 집에가자며 가게를 나섯다가 길거리에서 다른 친구를 마주쳤었어요! 근데 평소에는 잘 쓰지 않던 크고 까만 선글라스를 꼈길래, 너 무슨일이냐고 물어봤더니, "나 보스가 갑자기 일하러 와달라고 전화왔는데, 가기 싫어서 아프다고 뻥쳤어, 오늘 시티에서 나 본거 비밀로 해줘"라는거에요 ~ 저랑 상황이 비슷해서 한참 웃다가 서로 비밀하나씩 갖고 헤어졌었네요~^^

 

728x90

댓글